패션 재고를 수량이 아니라 ‘시간’으로 관리하는 법
재고 500개가 많거나 적다는 판단은 그 숫자만으로 할 수 없습니다. 월 1,000개가 팔리는 상품의 재고 500개는 부족하지만, 월 50개가 팔리는 상품의 재고 500개는 10개월치입니다. 패션 재고는 현재 수량보다 판매 속도와 함께 봐야 합니다.
1. 먼저 재고 보유기간을 계산하세요
재고 보유기간은 현재 판매 가능한 재고와 입고 예정 수량을 월 평균 판매량으로 나눈 값입니다. 결과가 2개월이라면 현재 판매 속도가 유지될 때 약 두 달 동안 판매할 물량이 있다는 뜻입니다.
판매량은 최근 30일만 사용하면 일시적인 광고나 품절 해소 효과에 흔들릴 수 있습니다. 시즌 상품이 아니라면 최근 8~12주의 판매량을 함께 보고, 급격히 성장하거나 감소하는 상품은 보수적인 시나리오를 추가하세요.
2. 재주문점은 품절되기 전에 발주하는 기준입니다
발주 후 입고까지 4주가 걸리고 하루 평균 3개가 팔린다면 리드타임 동안 약 84개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판매 변동과 납기 지연을 버틸 안전재고를 더한 수량이 재주문점입니다. 현재고가 이 기준 이하로 내려가면 발주 검토 시점입니다.
안전재고는 무조건 크게 잡는 것이 좋지 않습니다. 공급이 안정적이고 재생산이 빠른 상품은 낮게, 해외 생산이나 원단 재수급처럼 납기 변동이 큰 상품은 높게 잡는 방식이 합리적입니다.
3. 발주량은 목표 보유기간에서 역산하세요
월 100개가 팔리고 목표 보유기간이 3개월이라면 기본 목표 재고는 300개입니다. 안전재고 50개를 더하면 목표는 350개입니다. 현재고와 확정 입고 예정 수량을 뺀 값이 발주 제안량이 됩니다.
다만 계산 결과를 그대로 발주하면 안 됩니다. 시즌 종료까지 남은 기간, 다음 컬렉션 출시, 할인 계획과 최소 생산수량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트렌드성이 강한 상품은 품절 손실보다 과잉재고 손실이 더 클 수 있습니다.
4. 과다재고는 할인 전에 원인을 나누세요
- 노출 부족: 상품은 괜찮지만 유입이 적다면 콘텐츠와 광고 테스트가 먼저입니다.
- 전환 부족: 유입은 있지만 판매가 안 되면 가격, 상세페이지, 사이즈와 후기 문제를 확인합니다.
- 상품 문제: 반품률과 불만이 높다면 할인으로 물량만 밀어내기보다 품질 문제를 먼저 해결합니다.
- 수요 예측 실패: 시즌 종료가 가까우면 현금 회수 중심의 단계별 할인 계획이 필요합니다.
5. 품절과 과잉재고의 비용을 비교하세요
품절은 놓친 매출과 고객 이탈을 만들지만, 과잉재고는 현금을 묶고 보관·할인·폐기 비용을 발생시킵니다. 브랜드 초기에는 매출을 조금 놓치더라도 현금을 지키는 소량 생산이 생존에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리오더가 가능한 베이직 상품과 재생산이 어려운 시즌 상품을 같은 기준으로 운영하지 마세요.
매주 확인할 재고 지표
- SKU별 현재 판매 가능 재고
- 최근 4주·12주 평균 판매량
- 현재 재고 보유기간
- 확정 입고 예정 수량과 날짜
- 재주문점 이하 SKU
- 목표 보유기간의 1.5배를 넘는 SKU
- 반품률과 할인 판매 비중
재고관리의 목적은 품절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팔 기회를 유지하면서 현금이 팔리지 않는 상품에 오래 묶이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